모으는 떡밥 & 낚는 떡밥
떡밥낚시의 승부는 떡밥으로 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떡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씨알과 마리수가 달라지고 나아가 조황이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콩·보리·밀·깻묵가루·옥수수·감자 등 떡밥의 주성분인 곡류는 몇 종류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요즘 시판되는
떡밥제품들은 이름을 미처 외우지 못할 정도로 다양하고 많다. 시판되는 떡밥들은 그 종류만큼 성분이나 쓰임도 다양해졌다. 따라서 이들을 잘
활용하면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떡밥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반죽 잘못하면 못쓰는 떡밥
있다.
최근 양어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모 떡밥의 경우, 예전의 그 수준대로 물을 타고 반죽을 했더니 마치
고무처럼 단단해져 버린다. '무슨 떡밥이 이래!' 도저히 쓸 수가 없어 버리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최근 다양해진 떡밥의 물 배합량을 잘
몰라서 생긴 일이다. 떡밥의 일반적인 가공법인 볶아서 분쇄한 제품과 숙성시키거나 습식 가공한 제품의 물 배합량은 차이가 많다. 이점을 감안하지
않고 대충 물을 타서 주무르면 큰 낭패를 겪는수도 있다.
우선 볶은 떡밥 제품은 물을 제품 양의 1/4 정도 타서 반죽하면 되고,
습식 열처리(쩌서 가공)제품은 물의 양이 그보다 더 많은 1/3 ~ 1/2 정도면 알맞다. 이와는 달리 숙성시킨 제품들은 물이 제품과 1:l
정도 되게 많이 타야한다.
제품을 반죽하는 법도 떡밥의 성분에 따라 달리 해야 한다. 깻묵가루나 어분 등은 물을 적게타서 손으로
많이 주물러도 잘풀어지지만 콩·밀·보리 둥은 주무를수록 끈기가 생겨 잘 풀리지 않기 때문에 너무 주무르지 않는 게 좋다.
글루텐
떡밥처럼 고급가공 제품은 물을 혼합한 뒤 수분이 지나야 제품의 물기가 생기므로 처음에 무른 듯하다고 물을 적게 타면 나중에는 매우 찰지게 되며,
손으로 여러 번 주무르면 고무처럼 용어리지므로 나무젓가락 등으로 살살 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 풀리는
떡밥 & 남아있는 떡밥
예전에 콩알 떡밥을 즐겨 쓰던 이는 밀가루류를 섞어 잘 풀리지 않고 말랑말랑한 상태로
떡밥 알갱이를 바늘에 꿰어 쓰곤 했다. 반면 댐이나 대형지에서 세 바늘이나 두 바늘 채비를 쓰던 꾼들은 푸슬푸슬한 떡밥을 손으로 꽉 눌러 금새
풀리게 썼다.
그렇다면 떡밥은 풀리는 게 좋을까, 그대로 남아있는 게
좋을까?
대부분의 떡밥꾼은 잘 풀어지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물론 떡밥이 잘풀어지면 냄새
확산이 좋아 집어효과가 생겨는 반면 미끼가 눈에 잘 띄지 않고 바늘이 이탈할 경우가 왕왕 생겨난다. 이럴 땐 오히려 바늘에 남아 있는 작은
알갱이 떡밥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 효과를 공유하기 위해 집어용과 미끼용떡밥을 구분해 쓰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두
바늘 채비의 한쪽에는 넣자마자 풀리는 떡밥을, 다른 한 쪽엔 풀려도 바늘에 남아있는 떡밥을 달아 쓰면 집어력과 정확한 걸림을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판되는 떡밥 중에는 이런 두 가지 기능을 분리하여 만든 제품도 있다. 또 두 바늘 채비를 이용, 떡밥의 크기나 풀림속도·위치
등을 달리하며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그림〉참조).
근자에 많이 행해지는 떡밥의 무게를 감안하여 찌맞춤을 하는 경우, 떡밥의
무게나 크기도 문제가 된다. 비중이 무거운 떡밥을 쓰면 미끼로 쓰는 덩어리의 크기에 따라 찌맞춤의 정도가 달라지는 등 최근 떡밥은 단지 미끼의
차원을 넘어 조황을 좌우하는 변수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