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간격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甲이 년간에 있고 己가 시간에 있으면 합하고 싶은 심정이야 간절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합이 성립하지 못한다. 거리가 멀어서 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가까이 붙어 있어도 극을 당하여 합할 겨를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경우로 인하여 합이 되려다가 만 것은 합하는 작용력이 10분의 2, 3에 불과하다고 본다.>
서락오 평주 :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합하는 역량이 감소하는 것이다. 따라서 합한 결과가 좋은 사주라면 길(吉)이 감소되고, 합한 결과가 나쁜 경우라면 흉(凶)이 감소되다. 그런데 간혹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합이 성립되는 수가 있다. 이런 여러 가지 구별은 각각의 사주를 보고 판단하여야 한다.
壬 丙 丙 丁
辰 子 午 卯
살인격(殺刃格)이다. 양인(陽刃)을 제압하는 칠살이 용신이 된다. 간격이 멀어서 정임합(丁壬合)이 성립되지 않으니 壬水가 고유한 작용력을 상실하지 않으므로 용신이 된다. 그리하여 살인격이 성립이 되었다. 용제광의 명조이다.
庚 丁 甲 乙
戌 巳 申 酉
乙과 庚이 간격이 멀기 때문에 월지의 금기(金氣)에 통하였으나 합이 성립되지 못했다. 庚金이 甲木을 쪼개어 丁火를 생하게 하는 용신이 된다. 장요증의 명조이다. (이 사주는 乙木과 庚金 사이에 丁火가 있어서 庚金을 극하므로 합이 되지 못하고 거리가 멀어서 합이 되지 못한다.)
<또 합이 됨으로 인하여 결함이 제거되는 것이 있다. 예컨대,
辛 甲 辛 丙
卯
정관인 辛金이 두개나 투출하였는데 년간의 丙火가 월간의 辛金을 합거하여 시간의 辛金이 홀로 남으니 사주가 맑아졌다.
庚 甲 辛 丙
卯
칠살(七殺)인 庚金과 정관인 辛金이 천간에 투출하여 관살혼잡(官殺混雜)인데 년간의 丙火가 월간의 辛金을 합거하니 합관류살(合官留殺)이 하여 살인격(殺刃格)이 되니 사주가 좋아졌다. 이상은 모두 합이 되어 사주의 결함을 제거하여 좋은 결과가 생긴 것이다.>
서락오 평주 : 정관이 두개가 투출하면 중관(重官)이고 칠살이 두개가 투출하면 중살(重殺)이니, 모두 안 좋은 현상인데 합하여 하나를 제거하면 도리어 사주가 맑아지는 것이다. 정관과 칠살이 모두 투출하면 관살혼잡으로 안 좋은데 합관류살(合官留殺)하거나 합살류관(合殺留官)하면 사주가 도리어 맑아져서 좋게 된다.
丙 庚 丙 辛
戌 子 申 酉
북양군벌의 영수 왕사진의 명조이다. 년간의 辛金이 월간의 丙火를 합거하여 丙火가 하나만 남으니 살인격(殺刃格)이 성립되었다.
癸 丙 戊 壬
巳 寅 申 寅
합관류살이 되었다. [삼명통회(三命通會)]에서는 合은 류(留)하게 하는 것이고 剋은 거(去)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사주에서 戊土가 칠살인 壬水를 剋하여 去하고 癸水와 合하여 留했다고 하였는바, 학자마다 보는 관점이 다를 것이다. 결함을 제거하는 것은 하나는 제거하고 하나는 남기는 것인데, 경우에 따라 서 剋하는 방법을 쓸 때도 있고 合하는 방법을 쓸 때도 있다. 임삼 주석의 명조를 보면,
戊 丁 甲 戊
申 卯 寅 辰
상관인 戊土가 년과 시에 두개나 투출하였는데 월간의 甲木이 년간의 戊土를 극하여 제거하여 시간의 戊土만 남았다. 상관이 재(財)를 생하여 재가 과다한 인성을 극하게 해주니 격국이 도리어 맑아졌다. 식상(食傷)이 없으면 재가 힘을 얻지 못하는데 그렇다고 식상이 두개나 투출하면 그 중첩됨을 도리어 꺼리는 바이다. 그러므로 식상 하나를 제거하면 성격(成格)이 된다.
<또 합이불합(合而不合 : 합하는 듯해도 합이 아님)이 있으니 그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본신(本身: 일간)의 합이다. 무릇 5양간(陽干)은 정재(正財)와 합하고 5음간(陰干)은 정관과 합하는데, 일간 본신이 합하므로 합거(合去)라고 보지 않는다. 가령 乙 일간은 庚이 정관인데 일간 乙과 庚은 합한다. 이것은 나의 정관이 나와 합하는 것이요, 내가 정관과 합하는 것이니 어찌 합거라고 보겠는가? 만약,
일 월 년
乙 乙 庚
여기서는 월간 乙이 먼저 년간 庚과 합하니 일간은 도리어 합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월간의 乙과 년간의 庚이 합했다고 본다. 이것이 여자의 사주라면 정관은 남편의 별이므로 남편이 다른 여자와 합한 것이다. 丁火 일간(日干)에 壬水가 있다면 壬水의 정관은 내 남편인데 남편이 나와 합하면 부부가 합한 것과 같으니 부부의 정이 더욱 돈독할 것이다. 그런데,
일 월 년
丁 壬 丁
사주가 이렇게 되어 있다면 년간 丁火가 먼저 월간 壬水와 합하므로 일간은 정관인 壬水와 합하지 못한다. 남편의 별이 자매와 합해서 사라졌으니 남편이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서락오 평주 : 본신이란 일원(日元: 일간)이다. 일간의 합은 화격(化格)이 되지 않는 한, 본질이 변하여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합거 되었다 하지 못한다. 무릇 합과 불합(不合)은 그 쓰임이 같은 것인데 단지 합이 되면 더욱 친절하다고 본다.